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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la 2021. 5. 2. 22:41

좋아해.

 

나는 바다를 좋아한다. 특히 바다와 여름의 조합을 좋아해. 어떤 날에는 어지러울 정도로 하루 종일 해를 쬐기도 했었어. 햇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 윤슬. 윤슬을 눈 아프게 쳐다보고 있는 것도 좋아해. 그렇게 멍하니 있다 보면 생각이란 걸 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참 재밌거든. 따뜻함을 쬐며 생각하다 보면 예술가가 된듯한 느낌이 들어. 욕심 없이 모든 것을 사랑하자는 간지러운 생각도 들기도 해. 생각하는 것도 좋아하고 바다도 좋아하고 햇빛도 좋아하니? 날이 좋아져 바다에 누워있을 날씨가 되면 어디든 떠나봐.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사랑해. 인간 실격을 읽다보면 나도 이런 글을 쓸 수 있을까? 하고 문득 상상하곤 해. 우울이 바닥을 치고 올라오지 않는 글을 읽다보면 알수 없는 위로를 받는게 느껴져. 희열일까? 짠함일까. 인간으로서의 실격을 글로 마주하는 것에 대한 신선함이지 않을까. 이 비참함을 읽으면서 위로를 받는 내가 신기하기도 해. 난 그래서 혼자 있는 게 좋아. 파도처럼 몰려오는 감정과 느낌들을 온전히 받아들일 수 있거든. 너는 무슨 책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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