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톤에 참여하며 나는 프로덕트 디자이너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디자인에만 집중하지 않았다. 팀장으로서 기획 단계에서 깊이 개입했고, 팀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며 의견을 나눴다. 마지막에는 발표 자료를 만들고 대표로 나서서 팀의 결과물을 발표했다. 과정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발표 순간만큼은 묘하게도 즐거웠다. 가장 크게 느낀 것은 내가 이 어렵고 세밀한 디자인을 좋아한다는 것이다. 정진해야겠다는 노트를 얻은거지. 나는 늘 이랬다. 결과물을 세상에 내놓기 전까지는 전혀 떨리지 않다가도, 직전이 되면 기대와 긴장이 동시에 찾아온다. 발표가 시작되는 순간, 이상하게 가슴이 떨리면서도 나 혼자만 남은 것 같은 고요함이 찾아온다. 긴장과 몰입이 동시에 공존하는 그 순간, 나는 어딘가에 완전히 ..